[서평]

[서평] <니벨룽겐의 노래> : 니벨룽겐의 노래의 봉건적 가치

k2mbii 2021. 12.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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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들어가는 말
2. 니벨룽겐의 노래줄거리
  2-1. 1부
  2-2. 2부
3. 하겐이 추구하는 가치
4. 니벨룽겐의 노래에서 드러나는 중세의 가치
5. 참고문헌

1. 들어가는 말

 

  『니벨룽겐의 노래, Das Nibelungenlied는 게르만족의 대이동 시기인 서기 40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웅들의 이야기이다. 음유시인들에 의해 구전되다가 1200년경에 문자로 기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처음 문자로 기록한 사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작품의 배경인 라인강 주변과 지금의 오스트리아 빈을 관할한 교구에 속했던 지식인 중 한 사람, 또는 여러 사람이 기록한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지금은 여러 해석을 통해 소설로 많이 출판되었지만, 원작은 각 연 4행씩, 전체 392379연에 달하는 엄청난 길이의 서사 운문이다. 방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있지만, 각각의 이야기들이 매우 유기적으로 탄탄하게 연결되어있다고 한다.

  중세 시대에 쓰인 서사 운문답게 용맹, 충성, 신의가 강조된다. 그래서 니벨룽겐의 노래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용맹, 충성, 그리고 신의를 매우 중요시한다. 하지만 남성 영웅들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 복수심에 눈이 먼 크림힐트, 결혼 후 질투가 많아진 브륀힐트의 모습을 보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된다. 그 당시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낮았기 때문에 작품에서도 시대적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니벨룽겐의 노래는 문학성뿐만 아니라 정치적, 예술적으로도 중요한 작품으로 칭송받는다. 19세기 초 독일은 프랑스에 의해 전쟁에서 참패하고, 배상금까지 물어준다. 큰 피해를 받은 게르만 민족에게 니벨룽겐의 노래는 민족 구성원을 단결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리하르트 바그너는 니벨룽겐의 노래를 모티브로 니벨룽겐의 반지라는 오페라를 작곡한다. 이 오페라에서 나오는 웅장하고 장엄한 음악은 게르만 민족의 긍지를 더욱 높여주었다. 히틀러가 특히 바그너의 오페라를 국가 행사마다 연주하여 민족주의를 불어넣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니벨룽겐의 노래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작품, 게임, 영화에 원형이 되고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시리즈는 니벨룽겐의 노래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고, 주인공 지크프리트는 많은 PC게임과, 모바일 게임에 그의 용맹한 이미지가 차용되어 쓰이고 있다.

 

2. 니벨룽겐의 노래줄거리

2-1. 1부

 

  부르군트 왕국 군터왕의 여동생 크림힐트지크프리트와의 만남과 비극을 예언하는 꿈을 꾸면서 시작된다. 크산텐의 왕자 지크프리트는 아버지의 왕관을 받지 않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크림힐트에게 청 혼하기 위하여 부르군트 왕국으로 12명의 종사를 데리고 찾아간다. 용을 죽이고 그 피로 목욕을 해서 불사의 몸을 얻었다고 소문이 난 지크프리트를 군터 왕은 가족처럼 맞이한다. 크림힐트와 결혼을 하려 는 목적으로 온 것을 숨기기 위해 강함을 증명하려고 왔다고 둘러댄다. 그 덕분에 크림힐트를 1년이나 얼굴도 보지 못 한다.

  작센과 덴마크의 왕이 연합하여 부르군트 왕국에 선전포고를 하자, 지크프리트는 용맹하게 두 명의 왕 을 제압하고 인질로 잡아 온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지크프리트는 군터 왕의 무한한 총애를 받게 된다. 크림힐트 역시 지크프리트한테 마음이 뺏겨버린다.

  군터 왕은 아이슬란드 여왕 브륀힐트와 결혼하려고 지크프리트의 힘을 빌린다. 브륀힐트는 아름다운 여성이지만 엄청난 힘을 지닌 전사였다. 자신과 힘을 겨루어 이길 수 있는 강인한 전사만 자신과 결혼 할 수 있다고 했다. 지크프리트는 소유한 보물 중 하나인 투명망토를 입고 군터 왕을 도와준다. 결국 군터 왕은 브륀힐트를 왕비로 맞이한다. 지크프리트와 크림힐트도 이때 같이 결혼한다. 결혼식 당일 브 륀힐트는 군터 왕의 힘이 이상하게 약하다는 것을 보고 실망을 하게 되고, 지크프리트가 또 브륀힐 트를 군터 왕 대신 제압해주고 브륀힐트를 순종적인 아내로 만들어버린다.

  군터 왕이 브륀힐트와 힘 겨루기를 할 때, 지크프리트는 군터 왕을 섬기는 신하 신분으로 도와줬었다. 그래서 브륀힐트가 지크프리트가 자신의 남편 군터 왕과 맞먹는 모습을 언짢아했다. 그러다가 크림 힐트와 브륀힐트의 신경전이 발생했는데, 이때 크림힐트가 브륀힐트와 힘겨루기를 한 사람도 자신의 남편이며, 첫날 밤 브륀힐트를 제압한 것도 자신의 남편이라고 말해버린다.

  본의 아니게 군터 왕에게 모욕을 준 지크프리트를 군터 왕의 충직한 신하 하겐이 모욕을 되갚아 주 려고 한다. 하겐은 크림힐트를 속여 지크프리트의 약점을 캐내고, 지크프리트가 강가에서 물을 마시는 사이에 약점에 창을 찔러 지크프리트를 살해한다. 크림힐트는 하겐이 자신의 남편을 죽였다고 확신하고 니벨룽겐의 보물을 이용해 전사를 모으려 하지만, 위협을 느낀 하겐은 모든 보물을 강탈한 후 라인강에 버린다. 이때 하겐은 지크프리트의 검 발뭉을 얻는다.

 

2-2. 2부

 

  크림힐트는 지크프리트의 복수를 맹세한다. 그러다 몇 년 후 훈족의 왕 에첼이 크림힐트에게 구혼한 다. 크림힐트는 복수를 위해 이를 승낙하여 에첼 왕과 결혼을 한다.

  크림힐트는 아들을 낳은 기념으로 잔치를 열고, 군터 왕과 부르군트 전사들을 초대한다. 하겐은 크림 힐트의 계략임을 눈치채고 반대를 했지만, 군터 왕은 초청에 응한다. 하겐은 에첼의 왕궁에 가는 도중 군터 왕 일행은 모두 죽는다는 예언을 듣는다. 하지만 군터 왕은 체면 때문에 참석을 강행한다.

  크림힐트는 하겐을 보자마자 비아냥거리며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고 검도 훔쳐간 놈이라며 모욕을 준 다. 이렇게 분위기가 점점 싸해지면서 훈족의 전사들과 부르군트의 전사들의 마상 시합이 점차 죽고 죽 이는 전투로 바뀐다. 틈을 놓치지 않고 하겐은 크림힐트의 아들을 에첼과 크림힐트가 보는 앞에서 죽여 버린다. 연회장을 장악한 부르군트 전사들은 훈족 전사들을 죽여나간다. 하지만 훈족 전사들이 지른 불 에 포위된 부르군트 전사들은 거의 전멸한다. 하겐, 폴커, 군터 왕 세 명만 살아남게 된다. 에첼왕의 궁 전에 머무르던 디트리히와 힐데브란트가 폴커를 살해하고 하겐과 군터 왕을 잡는다. 크림힐트는 수감된 하겐에게 뺏어간 보물을 넘기라고 한다. 하지만 하겐은 분노하여 위치를 가르쳐주지 않는다. 화가 난 크림힐트는 발뭉으로 하겐의 목을 베어버린다. 그 장면을 본 힐데브란트가 크림힐트에게 왕비가 아닌 악마라고 외치며 그 자리에서 크림힐트를 살해한다.

 

3. 하겐이 추구하는 가치

 

  『니벨룽겐의 노래에서 가장 돋보였던 인물은 바로 트론예의 하겐이다. 크림힐트를 속여 지크프리트를 죽이기도 하고, 크림힐트가 복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군터 왕을 항상 막아선다. 심지어 크림힐트의 아들까지 죽여버리는 모습 때문에 돋보였다. 언뜻 보면 그는 이 작품에서 무자비한 악역을 자처하는 인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느껴진다. 그것은 바로 그가 자처해 저지른 악행 모두 자신이 모시는 군터 왕을 위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결코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악행을 저지르지 않았다.

  즉 하겐은 개인의 가치보다 집단적 가치, 봉건적 가치를 매우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사건들이 많이 나온다. 그 사건들을 알아보도록 하자.

  하겐은 지크프리트를 제거하려고 했다. 그 이유는 그가 모시는 군터 왕이 브륀힐트와 결혼하기 위해서 지크프리트와 함께 사기를 쳤다는 사실을 크림힐트가 브륀힐트와 말싸움을 하다가 말해버렸고, 이로 인해 군터 왕은 큰 망신을 당했기 때문이다. 작품 초반부에는 지크프리트가 처음 부르군트 땅에 등장했을 때, 하겐은 군터 왕에게 그는 용맹한 전사니 친절하게 영접하라고 조언했었다. 하지만 지크프리트가 군터 왕을 직접적으로 모욕하진 않았지만, 원인 제공의 주범이기에 단 한 순간에 적으로 돌리고 크림힐트를 꾀어 약점을 캐내 죽여버린다.

  또 하나, 크림힐트가 복수를 위해서 니벨룽겐의 보물을 이용해 전사들을 모으고 있을 때, 하겐은 군터 왕의 신변이 위험해진다고 판단하여 크림힐트 몰래 니벨룽겐의 보물을 강탈해 나일강에 모두 숨겨버린다.

마지막으로, 크림힐트의 초대를 받고 훈국으로 가던 하겐은 군터 왕 일행 모두가 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된다. 마음만 먹으면 군터 왕을 버리고 혼자 도망가서 살 수 있었는데, 체면 때문에 예언을 무시하고 초대에 응하려는 군터 왕을 버리지 않고 함께 죽는 길을 선택한다.

  이렇듯 그는 모시는 군주를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실행에 옮긴다. 하지만 지크프리트를 살해한 후 그의 검 발뭉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모습은 그의 가치관과 다소 모순되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모순성은 하겐뿐만 아니라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거의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가치관이 흔들렸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다소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사리사욕을 버리고 군주를 위해 한 몸 바친 하겐의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당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을 공격해버리는 방식을 주로 보여주는데, 이 방식은 너무나도 잔인한 결과를 낳았다. 너무 지나치게 봉건적 가치를 중요시해버리면 이런 행동을 하는 인물이 탄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이 작품이 쓰일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극단적 봉건주의자들이 꽤 많았을 것이고, 소설의 내용이 허구성 이야기가 아니었을 것이다.

 

4. 니벨룽겐의 노래에서 드러나는 중세의 가치

 

  『니벨룽겐의 노래는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인물과 집단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인물들 사이의 충돌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의 가치가 중요시되는 현대와 달리 이 작품이 쓰인 중세 때는 집단을 중요시했고, 특히 봉건적 가치를 중요시했다. 하겐뿐만 아니라 힐데브란트, 뤼데거의 행동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봉건적 가치를 중요시하던 인물이 복수심에 불타 개인적인 가치를 더 중요시해버리면 그 주위 사람들까지도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는 메시지가 이 서사 운문에 담겨있는 것 같다.

  그리고 크림힐트의 복수 하나 때문에 많은 전사, 병사들이 죽임을 당했다. 지배자 계층의 복수를 위해서 피지배자 계층의 죄 없는 사람들이 많이 희생된 것이다. 봉건 제도를 중요시했던 그 당시의 이런 문제점이 아주 많았을 것이다. 개인적인 가치를 위해서 피지배자 계층의 봉건적 가치를 이용해 자신의 복수를 강행한 크림힐트의 모습은 봉건 제도의 이면을 보여준다. 크림힐트같이 사익을 위해 봉건 제도를 이용하는 지배계층들이 그 당시에 다분히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본다.

 

5. 참고문헌

허창운 옮김, 니벨룽겐의 노래, 범우사, 1990.

안덕훈, 니벨룽겐의 노래, 문학동네,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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